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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석 교수, 정부 행태 일침 "역사상 강압적 탄압 없었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의료계 원로교수인 서울의대 허대석 명예교수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의 폭압적인 행태를 지적했다.서울의대 허대석 명예교수허 교수는 '전공의는 한국 의료의 미래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전공의라는 신분은 개인의 경력을 개발해 나가야 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국가차원에서 한국의 미래의료를 책임질 인재로 적극적으로 양성해야하는 과정이라고 봤다.미국, 영국 등 OECD선진국이 그러하듯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양성하고 육성해야하는 피교육자인데 정부는 대형병원의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허 교수는 정부의 행태를 "마치 집단농장에서 일하다 탈출한 노예를 붙잡아오기 위해 정부와 언론이 한마음으로 그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게다가 군의관과 공보의까지 차출해 강제 노역을 시키는 것을 마치 의료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하는 치적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했다.허 교수는 정부가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고 수천명의 전공의 면허를 정지하겠다고 행정절차를 밟는 행보에 미래세대를 단체로 범죄집단으로 낙인찍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그는 "역사상 이렇게 강압적인 방법으로 국가가 젊은이들을 탄압하는 사례가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정부의 폭압적인 행태를 거듭 지적했다.현재 상황에 불만을 품고 외국 의사시험 준비하는 등 해외로 나가더라도 불이익을 받게 기록을 남기겠다며 고위공직자가 공개석상에서 전공의들의 미래까지도 짓밟겠다고 발언하는 것에 강한 우려를 표한 것.그는 "사회의 '지도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미래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사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며 "어른으로서의 품격은 찾아보기 어렵고, 개인적인 이해관계에서 이 사안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2024-03-12 13:06:32병·의원

간호사 업무범위 확대 첫날…의료진들 고강도 역할 지속성에 의문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정부가 PA간호사 업무범위 확대 시행 첫날은 8일, 상당수 병원들은 "일단 기존에 해온 업무수준을 유지하며 지켜보고 하겠다"며 조심스러운 분위기다.8일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결과 일부 적극적으로 PA간호사 인력계획을 준비하는 병원이 있는가하면 정부가 합법적으로 허용했지만 여전히 불안함을 거둘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PA간호사 업무범위를 확대해 시행하더라도 다음주부터 도입하겠다는 병원이 상당수다.서울아산병원은 PA간호사 30명을 3교대로 수술장에 배치해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운다. 이들 PA간호사 30명은 전체 간호사 중 자원을 받아 구성한 팀으로 다음주 화요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정부가 전공의 공백을 PA간호사 업무범위 확대로 채우겠다고 발표, 의료계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사진=메디칼타임즈발빠르게 인력 계획을 세운 병원이 있는 반면 일단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병원도 있다.세브란스병원은 PA간호사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마련하지 않은 채 다음주 중으로 확대된 업무범위를 적용할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 외과계 교수는 "정부가 PA간호사 업무범위를 확대하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특히 책임은 해당 의료기관장에게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렇다면 정부의 계획대로 PA간호사가 전공의 공백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의료현장의 교수들은 물음표를 던졌다.빅5병원 한 외과교수는 간호사들이 전공의들의 업무를 버텨줄 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공의 주80시간으로 근무시간이 줄었다고 해도, 간호사에 비해 절대적인 업무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PA간호사 근무시간은 낮시간대 근무로 3교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점이 메리트. 전공의 업무를 대체하려면 3교대 근무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화 될 경우 막상 나서려는 간호사 수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또 다른 외과교수는 "중심정맥관, 기도삽입 등 정부는 간호사의 업무범위로 허용했지만 의료현장에선 과연 얼마나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의료현장의 의료진들은 정부의 땜질식 PA간호사 업무범위 확대를 두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서울의대 허대석 명예교수는 환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정부가 예시로 제시한 '뇌척수액 채취'의 경우, 시술이 쉽지 않아 인턴은 하기 힘든 시술로 선배의사의 지도하에 술기를 익혀야 가능하다. 그나마도 위험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영상장비의 도움을 받아 시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심폐소생술의 경우에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응급조치를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응급약물을 투여하는 권한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그에 수반되는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허 교수는 "적절한 수련도 받지 않고, 경험도 없는 무자격자에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술을 정부가 허가한다는 것은 행정책임을 면하기 위해 국민의 생명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국가가 '면허'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특정 직역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해서라 아니라 이같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PA간호사가 전공의 업무를 대체할 경우 안전사고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수도권 대형병원 한 원로교수는 "개인적으로 PA간호사 활용에 찬성했지만 준비없이 이런식으로 갑작스럽게 땜질식은 곤란하다"면서 "교육과정을 거쳐 양성된 PA간호사를 투입해야지 전공의 빈자리만 채우겠다고 밀어넣으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허대석 교수 또한 의사의 감독하에 보조업무를 하는 것과 PA간호사가 독자적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봤다.그는 "안전사고의 증가를 피할 수 없다. 결국 그 손해는 환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안전사고에 수반되는 책임은 해당 의료기관장이 진다는 발상도 해괴하다. 생색은 공무원이 내고, 책임은 의료진에게 넘기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2024-03-09 05:30:00병·의원

허대석 교수 "의료=공공재, 의사의 자유 제한 논리 작동"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의료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의사들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서울의대 허대석 명예교수는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의대증원 정책을 밀어 부치는 정부를 행보를 짚었다.허대석 명예교수는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의대증원 이슈를 짚었다.허 교수는 미국, 영국의 의료시스템과 한국의 차이를 비교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는 의료인에 대한 정부의 권한 행사에만 의료가 공공재라는 논리가 작동한다"며 "의료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나 국민이 지켜야할 의무에 대해선 아무런 논의가 없다"고 비판했다.'공공재'라는 이름으로 권리는 정부가 행사하고 책임은 의료인이 지는 구조라는 얘기다.그는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들었다. 미국 정부는 의료를 '민간재'로 인식해 계약을 바탕으로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반면 영국은 공성성을 기반으로 한 의료제도다.그렇기 때문에 영국 정부는 의대생 교육비, 전공의 수련비, 의료기관 설립 등을 지원하며, 의료분쟁은 NHS(한국의 보건복지부)가 개입한다.또 국민들의 의료이용도 주치의를 통해서만 상급의료기관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해당 지역에서 수술이 가능한 병원 내에서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만약 타 지역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을 경우 자비(비급여)로만 가능하다. 의사가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해 전원을 결정하면 환자는 이를 따라야 한다.허 교수는 한국의 경우 영국과 같이 의료를 공공재로 인식하고 있지만 많은 점에서 다르다고 짚었다.일단 정부가 의료기관 당연지정제를 기본으로 하고, 건강보험 수가도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의사 교육비 지원 등 공공재로 인식하는 의료인력 양성 지원에 대한 의무가 없다.국민들도 의료기관에 대한 선택권이 무제한으로 열려 있고, 의료보험료는 적제 지불하지만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높은 배상금을 요구하는 실정이다.무엇보다 영국의 의사들과 달리 의학적 중증도를 판단해 환자 진료를 거부할 권리가 없다. 게다가 의료분쟁으로 인한 형사 기소 건수가 영국, 일본의 100배 이상에 달하고 수시로 법적 구속이 되는 실정임을 짚었다.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 교수는 "한국은 미국과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혼재된 상태로 의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필수의료를 정상화하려면 교육생인 전공의가 빠진다고 병원이 마비되는 이상한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2024-03-06 08:56:34병·의원

순리대로 늙고 기운이 다하면 죽는 것이 복되다

메디칼타임즈=강윤희 위원 우리나라의 노인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OECD 2위이지만, 노인복지는 최하위이고, 노인자살율은 최고이다. 이 데이터로 추정하건데 불행한 시간들로 수명이 연장되고 있는 것이다. 즉, 복된 수명 연장이 아니라, 불행한 수명 연장이다.필자가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코로나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망하신 분들의 상당 수가 요양원/요양병원에 있는 노인들이었다. 그들은 코로나로 인해 가족들과의 대면도 차단된 채 쓸쓸히 죽어갔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과연 코로나가 없었다고 할지라도 요양원/요양병원에서 인생의 마지막 시간들을 보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고민하게 됐다.필자의 어머니는 수년전 췌장암으로 소천했는데 치료 방향을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고민이 돼 서울의대 은사님이시고, 이런 문제에 대해 필요한 조언을 해주실 것 같아 허대석 교수님께 메일을 드린 적이 있었다. 교수님은 환자가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즉 항암치료를 받으며 고생을 하더라도 몇 개월 더 사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또는 그렇게 사는 것은 사는게 아니라고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치료 방향을 잡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해 주셨다.필자의 어머니는 평상시에도 거동할 수 없는데 계속 사는 것은 사는게 아니라고 종종 말씀하셨었다. 췌장암으로 여명이 몇 개월 남지 않은 것을 알았지만 두려움이 없었고, 죽는 날이 천국 가는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했다. 이런 어머니의 생각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이 땅에서 함께 있기를 바라는 가족들의 소원 때문에 필자의 어머니는 여러 치료를 받으며 고생을 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시간이 짧았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시간들을 생각할 때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남은 시간을 항암 치료에 쓰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데 썼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후회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왜냐하면 어머니와의 마지막 추억이 모두 병상에서만 이루어졌기 때문에.필자는 올해 우리들의 블루스 라는 드라마를 보았는데, 거기에서 옥동 할머니의 삶을 보며 노인 문제에 대한 약간의 답을 찾게 됐다. 옥동 할머니는 유방암으로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를 거부하고, 일상의 삶을 살아간다. 반려견과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고, 시장에서 야채를 팔고, 동료 상인들과 커피를 마시고, 국밥은 넘어가지 않았지만 국밥 국물을 마시며 살아간다. 인생의 남은 시간을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애정을 표현하고, 마지막에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밥과 된장찌개를 끓인 뒤 기운이 다해 죽었다. 영원한 잠에 들어갔다는 표현이 어울리리라. 필자도 저렇게 죽으면 얼마나 복될까 생각했다.인생의 순리대로 늙고 기운이 다하면 죽는 것이 복되다. 기운이 다했는데, 현대 의학으로 기운 연장(예를 들어 L-tube feeding 등), 수명 연장이 과연 의학의 바람직한 역할인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한다. 또 연명치료를 거부하듯이 어느 정도의 연령 이상에서는 항암 치료, 급성심근경색/뇌출혈 등 중증의 장애가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는 시술 등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필자가 유심히 관찰해 보니 노인을 좋아하는 존재들은 아이들, 반려견들인 것 같다. 자연스럽게 인생의 순리대로 늙고 기운이 다하는 동안 아이들, 반려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피차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실상 가족이 없었던 옥동 할머니에게 가족 같은 이웃이 있었듯 그렇게 편안하게 함께 늙어갈 수 있는 이웃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은 노인들을 위해, 그 자녀들이 마치 육아 휴직을 쓰듯 노인 돌봄 휴가를 쓸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므로 노인 문제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은 이번 정부는 불행한 수명 연장이 아니라 순리대로 늙고 기운이 다하면 죽는 과정을 복되게 할 수 있는 그런 참된 복지를 국민과 함께 고민하기를 바란다.※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2-10-05 05:30:00오피니언

허대석 교수 "의사조력자살 합법화 급진적…자살 조장할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우리나라에서 의사조력자살 합법화 논의가 너무 급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규범 변화로 자살률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16일 진행된 대한의사협회 KMA POLICY 초청 특강 '안락사 논쟁의 전제 조건'에서 허대석 교수는 의사조력자살 합법화에 대한 여론이 실제 환자 의사와 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KMA POLICY 초청 특강 현장여러 언론사 등에서 진행한 안락·존엄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70~80%의 응답자가 찬성한다고 답하고 있다. 반면 실제 스스로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이행서를 작성하는 환자는 10%에 그친다는 분석이다.관련 설문조사는 같은 질문이어도 그 내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데 일례로 '존엄한 죽음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간병 지원 체계 마련 28.6% ▲의료비 지원 26.7% ▲호스피스·완화의료 확충 25.4% 순이었다. 의사조력자살 합법화는 13.6%에 그쳤다.허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은 관련 용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라고 짚었다. 그는 관련 예시로 2009년 김수환 추기경과 연세대병원 김 할머니 사례를 들었다.당시 김 추기경과 김 할머니는 모두 연명의료를 거부했고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또 두 사례 모두 대리인이 연명의료 중단에 동의했다. 하지만 김 추기경 사례는 자연사로 추앙받고 김 할머니 사례는 존엄사로 논쟁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허 교수는 두 사례의 차이점은 연명의료 유보와 중단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인공호흡기를 착용하지 않아 연명의료를 유보한 것이고 김 할머니는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이를 제거했다는 설명이다. 즉 의료행위의 개입 유무를 기준으로 관련 용어를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그는 "가치적 관점에서 안락사는 적극적, 소극적인 형태로 나뉘고 존엄사, 조력존엄사로 불리거나 자연사로 비춰질 수 있다"며 "반면 행위적 관점에서 보면 안락사는 의료연명결정에 대한 중단·유보나 의사조력자살로 간단히 구분된다"고 설명했다.허 교수는 이를 토대로 연명의료 거부 기준을 임종기, 말기, 식물상태·치매, 의사조력자살, 안락사 등 5단계로 구분했다.연명의료 거부 관련 법안이 제정된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1단계인 임종기를 일본은 2단계인 말기까지 허용하고 있다.또 3단계인 식물상태·치매까지 허용한 국가는 영국·독일·대만, 4단계인 의사조력 자살은 미국 10개주 및 스위스, 5단계인 안락사를 허용한 국가는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캐나다, 호주 등이다.우리나라에서 의사조력자살을 허용하는 것은 1단계인 임종기를 3단계로 높이는 것인데, 이는 아시아에서 관련 법안에 가장 개방적인 대만과 비교해도 매우 급진적인 변화라는 설명이다. 실제 대만은 2000년 말기 허용 법안을 도입한 후 이를 식물상태·치매로 확대하기까지 19년이 걸렸다.허 교수는 이 같은 급진적인 변화로 인한 부작용을 미국 워싱턴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은 2009년 의사조력자살을 합법화했는데 이후 전체 자살률이 급증했다. 이는 의사조력자살을 제외해도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숫자다. 성급한 의사조력자살 합법화는 죽음에 대한 사회 규범을 변화시켜 자살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서울대의과대학 허대석 교수그는 우리나라의 자살문제가 이미 OECD 최고 수준으로 심각하고 특히 노년층 자살인구가 많은 것을 조명했다. 또 오랜 간병에 지쳐 살인을 저지르거나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허 교수는 "10여 년간 동반자살을 포함한 간병살인 발생은 173건이다. 이중 희생자는 213명, 가해자는 154명이다"라며 "범행까지 걸리는 평균 간병기간은 6년 5개월로 그 이유론 장기간 간병에 따른 낙담이 꼽힌다. 또 이중 60%가 홀로 간병을 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기존의 연명의료결정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이행서 작성 비율을 보면 전체의 27.3%만이 이를 작성하고 나머지는 관련 법안을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종기와 말기 구분이 어려운 데다가 관련 절차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게 허 교수의 진단이다.그는 연명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이 본질적으로 원하는 것은 죽음이 아닌 고통 없이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환자가 원하는 사망 장소나 죽음의 형태가 실제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실제 환자가 원하는 임종 장소는 가정 57.2%, 호스피스 19.5%. 의료기관 16.3%로 나타났지만 실제 사망 장소는 의료기관이 77.1%로 가장 많았다. 의사조력자살 합법화에 앞서 돌봄 체계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하지만 허 교수는 우리나라의 연명의료 형태가 기술 중심의 의료집착이라고 봤다. 이로 인해 첨단기술이 도입된 상급종합병원이 발전하고 돌봄은 취약하다는 진단이다.호스피스 역시 미흡하긴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호스피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질환은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호흡부전 등이다. 이중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암환자가 23%, 나머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다른 만성질환 역시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해 의료기관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허 교수는 관련 대안으로 의료기관이 가정 같아지거나 가정이 의료기관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정 같은 의료기관은 수용에 한계가 있어 돌봄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그는 "의료기관 같은 가정의 좋은 예는 일본으로 일본은 국가 지침의 틀 자체를 치료에서 돌봄으로 전환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관련 논의를 시작해 가장 늦다"며 "특히 돌봄은 간호 문제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데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의사조력자살을 허용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며 최악의 경우 자살 조장 및 방조가 될 수 있다. 단계적인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09-17 07:22:29병·의원

입원전담의 279명, 그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올해 1월부터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이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2018년 시범사업을 거쳐 4년만이다. 시범사업 초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 15개 대학병원 내과와 외과 전문의 56명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화의 서막을 올렸다. 2021년 4월 현재, 입원전담전문의 수는 279명으로 5배 증가했다. 전공의법 시행 이후 ‘전공의 5년차’라는 멍에를 견디고 꿋꿋하게 버틴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성과이다. 보수적인 의료 영역에서 새로운 직역 신설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입원전담전문의 279명 대부분 진료교수라는 계약직 봉직의 신분이다. 이들은 급여는 보건복지부 수가에 의해 연봉 1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진료과별 차이는 있지만 일반 종합병원과 병원 봉직의 급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의사들의 소득 수준을 놓고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입원전담전문의를 택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복지부가 사실상 인건비를 책정해 지원하는 의사 직군은 외상센터 외상외과전문의와 함께 입원전담전문의이다. 몇 년 전까지 지도교수로 모신 교수들 그리고 전공의들이 바라보는 입원전담전문의 위상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외래환자와 수술환자가 입원환자로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에 들어서는 순간 전임교수에서 진료교수로 환자 주치의가 바뀐다. 해당 과 전공의들도 전임교수와 입원전담전문의 진료교수 사이에서 누구의 오더(지시)를 받아야 할지 눈치를 살피는 게 현실이다. 입원환자 치료 성과와 재원기간 단축이라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역할은 그동안의 연구 성과와 사례를 통해 분명히 졌다. 하지만 계약직 신분에 따른 미래 불안감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과거 서울대병원 임상교수들도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 법인화 이전 교육부 소속 전임교수와 서울대병원 계약직 기금교수로 구분되면서 많은 임상 기금교수들이 자괴감에 빠졌다. 일부 기금교수는 '자신은 가짜 교수'라며 불안정한 신분을 개탄했다. 많은 입원전담전문의들도 진료교수가 아닌 전임교수를 원한다. 물론, 전임교수 요건인 박사 학위와 SCI급 논문 등 연구 실적과 교육 역할이 전제돼야 한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도입을 제안한 서울대병원 내과 허대석 교수의 2018년 주장은 여전히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다. 허대석 교수는 시범사업 당시 "미국도 입원전담전문의 사업 초기 시행착오를 겪었다. 결론은 수련병원과 교수, 전공의 모두 입원전담전문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조금씩 제 역할을 양보했다"며 "입원전담전문의가 전공의와 의대생 통합교육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입원전담전문의가 주 80시간 의무화에 따른 전공의 빈자리를 대체한다는 사고방식으로 해법을 찾기 어렵다"며 "수가 개선과 함께 교육기능을 부여해 그들의 존재감과 자존심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현재, 입원전담의 279명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까. 2년차인 외과 진료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선택하면서 전임교수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솔직히 거짓말이다. 전임교수가 목표는 아니더라도 누구도 안 가본 길을 개척하는 입원전담전문의들이 꿈꾸는 희망은 될 수 있다"며 "입원환자를 위해 꼭 필요한 존재라는 위안을 갖고 하루하루 병동으로 출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활성화와 지속 가능성을 위해 의료계와 복지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2021-06-17 06:00:02오피니언

병원·의학 발전에 열정 바친 거목들 정든 교정 떠난다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대학병원과 의과대학에서 30여 년간 병원과 의학계 발전에 열정을 바친 교수들이 이달 말 정년퇴임한다. 중증환자 진료와 전공의 및 의대생 교육에 헌신한 교수들은 개원이나 병원 봉직의 등으로 자리를 옮겨 제2인생을 시작할 예정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서울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과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2월말 정년퇴임 교수 현황을 조사했다. 서울대병원 정년 교수들. 왼쪽 상단부터 김기봉, 윤병우, 박인애. 서정욱, 허대석, 신희영, 하일수, 노동영, 김희중, 송영욱, 국윤호, 전용성, 김인규 교수. 우선,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는 13명의 교수가 교정을 떠난다. 흉부외과 김기봉 교수와 신경과 윤병우 교수, 병리과 박인애 교수와 병리과 서정욱 교수, 내과 허대석 교수, 소아청소년과 신희영 교수, 소아청소년과 하일수 교수, 외과 노동영 교수, 정형외과 김희중 교수, 류마티스내과 송영욱 교수, 미생물학교실 국윤호 교수 그리고 생화학교실 전용성 교수와 김인규 교수 등이다. 이중 신경과 윤병우 교수는 서울대병원 교육연구부장, 신경과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한 뇌졸중 분야 권위자이며,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보건의료연구원(NECA) 초대 원장으로 연명의료 및 입원전담전문의 제도화에 초석을 마련했다. 외과 노동영 교수는 유방암 수술과 연구의 대가이며 병리과 서정욱 교수는 자타 공인 심장병리 및 의학 문헌연구 분야 권위자이다. 송영욱 교수는 류마티스 명의로 한 때 외래 예약 서울대병원 최장 대기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2월말 정년 후 허대석 교수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사업단장으로, 노동영 교수는 강남차병원 원장으로, 신희영 교수는 적십자 회장으로, 서정욱 교수는 세종병원 임상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연세대 의료원 정년교수. 왼쪽 상단부터 김유선, 김응권, 윤도흠, 이민걸, 이병석, 이진성, 장준, 이원택, 최인홍 교수. 송영욱 교수는 류마티스 진료 분야를 특화한 서울 강남지역에 의원 개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의료원은 의료원장과 병원장을 역임한 교수를 포함해 9명이 정년퇴임한다. 외과 김유선 교수와 안과 김응권 교수, 신경외과 윤도흠 교수, 피부과 이민걸 교수, 산부인과 이병석 교수, 소아청소년과 이진성 교수, 호흡기내과 장준 교수, 해부학교실 이원택 교수, 미생물학교실 최인홍 교수 등이다. 호흡기학 발전을 선도한 장준 교수는 기획조정실장과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이병석 교수는 연세의대 학장과 세브란스병원장, 대통령 주치의, 폐경학회 회장 등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김응권 교수는 라식 전신인 각막절삭술과 전방인공수정체삽입술 국내 첫 시술 등 안과학 분야에 기여했으며, 윤도흠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장과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등 연세의료원 발전에 초석을 마련했다. 가톨릭대의료원 정년 교수. 왼쪽 상단부터 성인경, 정승연, 박조현, 이종원, 김태윤, 송석환, 손정민, 김재광, 한남익, 유진영, 박건 교수. 가톨릭대의료원은 각 진료 분야에서 맹활약한 11명의 교수가 교정과 이별한다. 소아청소년과 성인경 교수와 정승연 교수, 외과 박조현 교수.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 피부과 김태윤 교수, 정형외과 송석환 교수와 손종민 교수, 소화기내과 김재광 교수와 한남익 교수, 병리과 유진영 교수, 흉부외과 박건 교수 등이다. 박조현 교수는 강남성모병원 진료부장과 서울성모병원 진료부원장을 역임했으며, 이종원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수련교육실장과 의생명산업연구원 연구클러스터장 등을 역임했다. 김태윤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연구부원장과 임상의학연구소장을, 송석환 교수는 가톡릭의료원 전신인 여의도성모병원장과 성의교정 의료경영대학원장 등을 맡아 병원계와 의학계 발전에 기여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정년교수. 왼쪽 상단부터 배덕수, 양준모, 오갑성, 임효근, 이상훈, 정승규, 신형진, 고윤석, 김영휘, 김종성, 최지호, 이춘성, 신명진 교수. 서울아산병원은 총 6명으로 호흡기내과 고윤석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김영휘 교수, 신경과 김종성 교수, 피부과 최지호 교수,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 영상의학과 신명진 교수 등이다. 호흡기 분야 권위자인 고윤석 교수를 포함해 김종성 교수와 이춘성 교수 등은 정년 후 서울아산병원 자문교수로 진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산부인과 배덕수 교수와 피부과 양준모 교수,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 영상의학과 임효근 교수, 순환기내과 이상훈 교수, 이비인후과 정승규 교수, 신경외과 신형진 교수 등 7명이 정년퇴임한다. 배덕수 교수는 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을, 오갑성 교수는 교육수련부장과 커뮤니케이션실장을, 임효근 교수는 진료부원장과 기획조정처장 등을 맡아 의학계와 병원 발전을 선도했다. 고려대의료원은 병리학 채양석 교수와 내과 김민자 교수, 소아청소년과 이광철 교수, 산부인과 허준용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임혜자 교수, 병리학 김한겸 교수, 신경외과 정용구 교수, 내과 엄순호 교수 등 진료과에서 명성을 날린 8명이 퇴임한다. 고려대의료원과 이화의료원 정년교수. 왼쪽 상단부터 채양석, 김민자, 이광철, 허준용. 임혜자, 김한겸, 정용구, 엄순호, 서동만, 윤여헌, 성주명 교수. 이화의료원은 흉부외과 서동만 교수와 정형외과 윤여헌 교수, 혈액종양내과 성주명 교수 등 3명이 정년을 마감한다. 이외에도 전국 대학병원과 의과대학에서 만 65세인 많은 교수들이 2월말로 진료실과 연구실을 떠난다. 정년을 앞둔 A 교수는 "어쩌다 보니 만 65세가 돼 정년퇴임하게 됐다. 환자진료와 의학 교육에 열정을 마친 지난 30여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면서 "향후 진로는 아직 미정이나 후배 의사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 교수는 "김영란법과 코로나 사태로 과거와 같은 정년 퇴임식과 사은 행사는 기대조차 안 한다"면서 "30여 년간 매일 병원으로 출퇴근한 습관이 쉽게 사라질지 모르겠다. 선배 교수들의 정년을 지켜볼 때와 달리 막상 닥치니 먹먹하다"고 전했다.
2021-02-10 05:45:59병·의원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이제부터 중요하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정부가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본사업으로 전환했다. 내년 1월부터는 시범사업 형태가 아닌 정규사업으로 안착해 진행한다. "반드시 본사업까지 간다"고 호언장담했던 보건복지부의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일단 한걸음 내딛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초고령화 시대가 빠르게 밀려오고 있으며 일선 병원들은 전공의 근무시간 변화 등으로 병동환자를 돌볼 의료인력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표면상 드러난 결과물은 그러하다.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불시착에 머물 수 있어 우려스럽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은채 그대로 본사업으로 전환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시범사업을 하는 이유는 본사업을 추진하기 이전에 비용효과성은 물론이고 의료현장에 적용했을 때 문제를 사전에 파악, 개선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앞서 시범사업 연구용역을 맡은 연세의대 장성인 교수는 기존 시범사업 수가 대비 인상안을 적용해야 한다고 거듭 의견을 제시했지만 본사업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기존 국내 의료서비스에는 없었던 의료서비스. 새로운 직군이 만들어지는 만큼 기존의 행위별수가를 기반으로한 저수가 구조의 틀을 벗어보자는 여론이 높았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도 입원환자 전담진료가 의료현장에 정착하려면 수가부터 손질해야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수가는 의료서비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과정에서의 수가 그대로 본사업에 적용하는데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별도의 '입원전담 관리료'라는 수가를 신설했다는 것에는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저수가의 고리를 끊지는 못한 것. 일선 입원전담전문의 내부에선 당초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수준에 의료서비스에 머무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장 의료현장에서 역할을 할 젊은의사들의 진출도 관건이다. 젊은의사들은 단순히 본사업 확정만으로 비전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장기적으로 제도가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정책적 비전이 필요해보인다.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이후가 중요해보이는 이유다.
2020-12-03 06:00:00오피니언
초점

전공의 빠지면 수술·외래 중단하는 병원 정상일까

메디칼타임즈=이지현·박양명 기자|메디칼타임즈=이지현·박양명 기자| 대학병원에 전공의가 빠지면 셧다운 직전에 이르는 상황이 정상일까. 최근 의료계 총파업 이후 의료계에 던져진 질문 중 하나다. 실제로 전공의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지 일주일째 접어들자 서울대병원 등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은 사실상 셧다운 직전의 위기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게다가 전문의 자격을 취득 후 세부전문영역을 배우기 위해 존재하는 소위 펠로우라고 하는 전임의까지 빠져나가면서는 수술부터 외래까지 줄줄이 차질이 빚어졌다. 의료총파업을 주도한 전공의. 이들의 의료공백으로 여전히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의료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왜일까? 지난 2015년 제정된 전공의특별법에서는 전공의는 병원의 의료인력보다는 피교육자의 권리를 찾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전공의 주80시간 근무 등 수련 패러다임이 변했다고들 한다. 그런데 왜 여전히 일선 대학병원에 전공의가 빠지면 수술은 물론 병동, 외래까지 마비되는 것일까. 의대교수 대비 전공의·전임의 수 1:0.8 수준 일단 전공의 머릿수를 따져보자. 메디칼타임즈가 빅5병원을 대상으로 교수진과 전공의, 전임의 숫자를 확인한 결과 그 비율이 거의 1:0.8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전임의, 즉 펠로우는 세부 전문분야를 갈고 닦고자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간 병원에서 근무하며 술기도 익히고 연구에 집중하는 인력. 이들 또한 교수의 지도가 필요한 의료인력으로 치면 가르침을 줘야 할 교수의 숫자보다 배워야할 의료진의 숫자가 훨씬 많은 셈이다. 병원별로 살펴보면 서울대병원 교수(부교수, 조교수, 임상교수 등 전체 포함)는 약 700여명 수준. 여기에 전임의, 전공의는 각각 320여명, 500여명으로 총 820여명에 달한다. 다시 말해 임상교수 인력보다 전공의, 전임의 등 피교육자 신분을 겸하고 있는 의료인력의 비중이 더 크다는 얘기다. 다른 대형병원도 마찬가지다. 서울아산병원도 임상교수 660명이지만 전임의 300여명, 전공의 500여명으로 총 800여명을 훌쩍 넘겼으며 삼성서울병원도 임상교수는 520명에 전임의 260명, 전공의 497명으로 총 757명에 이르는 수준이다. 세브란스병원도 전체 임상교수는 580명. 이는 전임의 290명에 전공의 460명을 합친 750명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전공의법 제정됐지만 여전히 전공의 의존도 높은 현실 이번에는 전공의 한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 수를 따져보자. 복수의 병원에 따르면 전공의 1명당 배정되는 병동 환자수는 대략 15~30여명 수준. 전공의는 환자 입원부터 퇴원까지 모두 관여한다. 입원환자의 입원기록을 비롯해 치료외 퇴원기록을 챙겨야 한다. 수술 환자에 대해서는 2~3개의 관련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설명하는 데만 20분씩 걸린다. 수술 전 준비과정, 수술 보조 역할도 전공의가 맡는다. 전공의들은 병동 환자를 돌보는데 여전히 전담인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에 따르면 환자 30명당 전공의 2명을 배정한다. 하지만 당직, 출산휴가 등 일부 빠지는 인력이 있어 전공의 1명이 30명의 병동환자를 맡아 케어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대형 대학병원은 의료진이 많은 만큼 환자 수 또한 많기 때문에 업무 로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공의, 전임의가 '파업'에 나서면 전체 의사 인력의 절반이 사라지는 결과로 이어져 의료공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내과계 교수는 "사실상 전공의 1명당 돌봐야하는 병동환자 수가 너무 많아 그들이 빠지면 당장 마비가 될 수 밖에 없다"며 "병동 환자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외래에서 수련받을 수 있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외과계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도가 높기 때문에 의사 혼자서 일을 해낼 수가 없다. 철저히 분업이 돼 있다"라며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로딩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교수가 아침에 회진을 돌면서 환자를 파악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역할이라면 환자의 상태가 어떻게 좋아지는지. 나빠지는지 그 과정을 챙기는 것은 전공의가 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내과 교수는 "교수는 회진을 돌고 나면 외래진료에 수술에 시술, 내시경, 각종 검사 등을 하게 된다. 그럽 입원환자 관리 대부분은 전공의가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일선 수련병원 교수들은 이번 의료 총파업 사태에서 드러난 여전히 전공의에 대한 높은 의존도의 원인으로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의료제도를 꼽았다.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전공의법을 만들면 뭐하나. 여전히 전공의는 병동환자를 돌보느라 제대로 수련을 받지 못하는데…지도전문의 제도를 만들면 뭐하나. 교수가 전공의를 수련시킬 시간이 없는데…모두 서류상에만 존재할 뿐"이라며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전공의 수련비용은 물론 교육전담교수를 둘 비용을 지불할 생각은 없이 제도를 만들었는데 왜 지키지 않는지만 추궁한다"고 꼬집었다. 입원료에 의사기술료 40%…간병인 인건비에도 못미치는 수준 또한 병동에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원인을 알려면 입원료에 의사 인건비 비중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의료계를 이를 계기로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의료현실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입원료는 5인실 기준으로 상대가치 729.87점에 환산지수 76.2원으로 약 5만5616원. 이는 의사인건비에 해당하는 의학관리료 2만2246원(40%)에 간호사 인건비 1만3904원(25%)와 병원관리비 1만9465원(35%)을 모두 합친 액수다. 다시 말해 환자 1명당 본인부담금을 포함한 입원료를 다 합쳐도 5만원 수준으로 1개 병동(30개 병실 기준)에 환자 30명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 170만원 수준. 이를 한달(30일)로 계산하면 1개월간 1개 병동을 움직이는데 건강보험을 통해 지급되는 비용은 5,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병동을 움직이려면 간호인력 10여명에 의사(교수, 전임의, 전공의, 인턴 등) 여러명을 투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5,000만원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대학병원 교수들은 월 5,000만원 수준으로는 의료진이 아닌 간병인 인건비로도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 이들은 입원료에 의학관리료 등 인건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현재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한 교수는 "정부는 목적에 맞게 의료제도를 바꾸고 있는데 의료계는 대응이 안되고 있다"며 "의료계도 목적성을 갖고 한목소리를 내야하는데 이번 총파업에서도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일선 대학병원 교수들은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꼽았다. 국내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처음 주장한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는 "미국의 경우 전공의가 피교육자로 정착해 그들이 빠진다고 해도 환자진료에 영향이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전공의법을 제정했지만 현실에선 여전히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
2020-09-14 05:45:59병·의원

코로나19시대 완화의료·임종돌봄은 어떻게 해야하나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서울대병원(원장 김연수)은 오는 9월 18일(금) 오후 2시부터 제 3회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코로나19 상황 속 말기 환자와 가족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돌봄 문제를 다룬다. 일선 담당 실무자들이 참여해 사례를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첫 번째 세션은 '코로나19와 고립된 사람들 : 돌봄 공백의 위기‘를 주제로 김범석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코로나19 시대의 완화의료 문제(최진영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장) △코로나19시대의 임종돌봄 문제(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의 발표가 예정됐으며 Q&A세션도 가질 예정이다. 두 번째 세션은 ‘코로나19 시대 완화의료와 임종돌봄의 현주소와 새로운 전략’을 주제로 패널 토의가 진행된다. 상급종합병원, 요양병원, 호스피스병동 등 각급 의료기관의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실무자가 참가해 현장의 소리를 낼 예정이다. 세션 사이에는 특별한 강좌도 예정됐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前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장)가 ‘완화의료를 통한 Value-based healthcare의 실현’을 주제로 연자로 나선다. 코로나19가 향후 완화의료에 미칠 영향과 뉴 노멀을 제시한다. 서울대병원은 2015년부터 임상윤리 자문과 교육을 자발적으로 진행해왔다. 국내 최초로 임상윤리자문서비스를 병원 내에서 직접 제공해 임상현장의 윤리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8년에는 기존 호스피스센터를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로 확대·개편했다. 이를 기념하며 개최한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심포지엄은 성원에 힘입어 어느덧 3회를 맞았다. 서울대병원 완화의료ㆍ임상윤리센터장 김범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꾸고 있고, 완화의료와 임종돌봄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며 "실제 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와 시각을 나눌 수 있는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접수 홈페이지(http://snuhpccehec.kr/)를 통해 신청 받는다. 관련 문의는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02-2072-3066, 3354)에서 가능하다.
2020-09-09 11:28:42병·의원
인터뷰

"정년퇴임 논문 대신 심장학 전달 유튜버 변신"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프로야구 타자 중 4할 대면 최고 선수이다. 대학병원 교수도 엇비슷하다. 4할 대 의사라도 나머지 6번은 아웃당하고 욕먹는다.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했지만 의사로서 한계와 더 많은 도움을 못해줬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손대원 교수(65)는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8월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30년 교수 생활을 마감하는 현 심정을 이 같이 밝혔다. 손대원 교수는 1980년 서울의대 졸업 후 서울대병원 내과 전공의와 전임의, 1990년 내과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수,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장, 임상시험센터 임상연구실장, 순환기내과 분과장, 심혈관센터장 및 한국심초음파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한 심장내과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심장내과 권위자인 서울대병원 손대원 교수는 8월말 정년퇴임으로 30년 교직 생활을 마무리한다. 그는 1999년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분야 교류 활성화를 위한 'ECHO(심초음파) SEOUL' 학술심포지엄 창립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올해 삼성서울병원을 추가한 4개 대학병원의 학술행사로 확대시켰다. 특히 지난 2007년 의학한림원이 발표한 '한구의학연구업적보고서 2006'에서 해외저널에 게재된 한국 의과학 논문 중 최고 피인용도에 선정되는 학술적 업적을 이뤘다. 당시 손 교수 논문 제목은 '좌심실 이완기 기능평가에 있어 조직 도플러 이미지 기법을 이용한 승모판륜 속도 평가'(미국심장학회지 1997년 8월호 게재)로 혈류속도로 이완기 기능 민감도와 특이도를 측정해 진료의 정확성을 제고시켜 유럽심장학회의 심장 진단과 처치 가이드라인에 인용되는 등 세계 심장학 분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손대원 교수는 "학문적 연구보다 환자와 의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 연구에 초점을 맞춰던 것으로 기억한다. SCI 저널의 피인용도는 학문의 깊이보다 다른 의과학자들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성에 영향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로 지낸 30년을 어떻게 생각할까. 손 교수는 "안정된 직장과 진료 공간을 제공해 준 서울대병원에 감사하다"며 "2000년 중반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 수와 가장 높은 중증도를 보였다.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환자 진료와 치료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논문 수를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으나 이어진 설명을 들고 이해가 됐다. 손 교수는 "정년을 앞두고 논문 실적을 취합해보니 제1저자 SCI 게재 논문 수가 40~50편이었다. 공동저자 논문을 합치면 170편이 넘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투입한 제1저자 논문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는 "다국가 임상시험 등 제약업체 연구보다 1천만원의 적은 연구비라도 환자 대상 자체 연구에 매진했다"면서 "언제부터 SCI 논문이 교수 승진과 유지 필수조건으로 자리매김하면서 SCI 논문에 얽매인 젊은 교수들을 보게 됐다"며 달라진 교수사회 모습을 설명했다. 손 교수는 "한 가지 미안한 부분은 후배 교수들이 공저자를 부탁할 때 격려보다 논문 내용을 질책을 많이 했다는 점이다. 성과에 매달리는 후배 교수들의 연구 환경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못했으면서 지적만 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하지만 그는 야성이 강한 서울대병원 개혁파에 속했다. 손 교수의 서울의대 졸업 동기인 34회(1980년 졸업) 내과 교수들만 봐도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다. 순환기내과 손대원 교수를 비롯해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신장내과 안규리 교수, 류마티스내과 송영욱 교수, 호흡기내과 김영환 교수 그리고 분당서울대병원 노년내과 김철호 교수 모두 개성이 강하면서 세부분과별 내로라하는 베테랑이다. 손 교수는 "34회 동기들과 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재미있게 지냈다. 서울대병원 교수 자리는 우리 때도 쉽지 않았는데 병원이 확장되면서 내과 교수 정원이 늘어났고 많은 수 동기들이 한꺼번에 채용됐다. 1~2년차 후배들이 교수 입문에 어려움을 겪은 점은 개인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교수 생활을 마친 그의 다음 행보는 어디일까. 손대원 교수는 "강북 지역에 의원을 개원해 진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심장과 고혈압 진료와 함께 환자를 위한 자문과 의료인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에서 익힌 경험과 진료를 토대로 희귀난치성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료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정년퇴직 논문집을 대신해 유튜버로 변신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손 교수가 20년 가까이 출퇴근한 서울대병원 본관 12층에 위치한 그의 교수실에 놓인 명패 옆에서 기념촬영한 모습. 손 교수는 "정년퇴임 논문집보다 유튜브를 통해 후배 의사들에게 심장학 분야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좋겠다고 판단해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컴퓨터 앞에서 20~30분 동영상 강의와 편집 그리고 외국인 의학자를 위한 영문 자막까지 담당하는 '1인 유튜버'이다. 손 교수는 "동영상 강의 자료는 30여편, 구독자는 200여명에 불과하지만 혼자 편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후배 의사들을 위해 작지만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 의원 개원 후에도 동영상 강의는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대원 교수는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예인 신드롬과 유사한 상황을 겪은 것 같다. 많은 후배 의사와 간호사, 병원 시스템까지 지원을 받았다"면서 "9월부터 개인 사업자인 의원 원장으로 신분이 바뀐다.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은 의사로서 환자를 위한 진료와 후배 의사를 위한 교육을 지속하겠다는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2020-08-10 05:45:50병·의원
기획

|신년대담-下|입원전담의, 정년까지 지속가능할까요?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입원전담전문의로 정년 퇴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지속가능한 분야인가. 입원전담전문의 진로를 선택하기 이전에 한번쯤 던져볼 질문이다. 현직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 중인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도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주니어 스텝. 이 제도를 국내 최초로 주장한 교수인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에게 그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내년 정년을 앞둔 원로 교수의 연륜과 깊은 식견을 담은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막연한 불안감 "지속가능해야할텐데" 김준환=사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제도가 만들어지더라도 지속가능하려면 병원 내에서 역할이랄까요, 지위도 찾아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막연합니다. 게다가 앞서 언급하셨듯 기술중심으로 교육을 받은 후배 의사를 교육을 통해 통합진료가 가능하도록 해야하고…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할까요. 허대석=입원전담전문의만의 영역을 개척해나갈 필요가 있어요. 가령, 입원환자가 퇴원할 때 노인환자들 알약 수가 10여개가 넘죠. 각 진료과목별로 세분화된 진료를 받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같은 폴리파마시(Polypharmacy, 다약제 복용)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입원전담전문의밖에 없다고 봐요. 이 문제는 세분화, 전문화된 의사들은 관심도 없고 할 수도 없죠. 김준환=아, 맞습니다. 병동에 있다보면 고령화를 피부로 느끼죠. 노인환자들 퇴원할 때 약 갯수도 최소화해드리곤 하는데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당장 이번주 회의때 적용해야겠는데요. 허대석=간병문제도 마찬가지에요. 사실 입원환자에게 가장 큰 이슈는 고가 항암제가 아니죠. 환자와 보호자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간병인데 의사들은 눈높이를 환자에게 못맞추고 있어요. 기술중심으로 훈련된 의사들은 신약에만 매달리고 있지만 글쎄요, 과연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측면은 무엇인가 생각해봐야한다고 봐요. 정부도 고가항암제 등 신약에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환자들은 간병 이슈로 퇴원하지 못하는게 현실이죠. 김준환=간병은 생각치도 못했는데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병동에 환자, 보호자 면담을 진행하다보면 간병 문제가 심각하거든요. 허대석=거창한 논문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이 같은 부분에 대해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연구 혹은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봐요. 필요하다면 정부에 제도개선도 요구하고요. 김준환=맞는 말씀이십니다. 입원환자를 많이 접하는 입원전담전문의가 해야할 부분입니다. 언급해주신 활동을 바탕으로 역할을 해나가다보면 지속가능성도 자연스럽게 확장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대석=이밖에도 환자 안전, 입원환자 질 개선 등 입원환자 치료 개선을 위한 이슈는 얼마든지 많아요. 일단 문제제기부터 시작해봐요. 수천억 예산을 쏟아붓는 면역항암제 등 신약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도 많아요. 환자단체와도 교류하면서 환자들의 니즈를 파악해볼 필요도 있어요. 환자들의 목소리가 되면 정책적으로 효과적일수 있으니까요. 김준환=네, 입원전담전문의 영역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덕분에 새로운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떴습니다. '내 교수님' 찾는 입원환자들 김준환=또 다른 고민은 여전히 환자들이 입원전담전문의가 있음에도 '나의 의사 선생님'을 찾는다는 사실입니다. "제 교수님 언제 뵐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특히 종양내과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일 때 중증환자들이다보니 그런 경향이 짙었던 것 같아요. 허대석=물론 일부 현실적인 한계는 있어요.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입지를 견고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있어요. 전화를 통해 병동환자가 퇴원 이후 약 복용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해보는 거에요. 이를 기반으로 서베이를 할 수도 있죠. 퇴원 후 환자들이 겪은 어려움은 없는지 등을 알 수도 있겠죠. 이는 한국 의료제도에서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다고 봐요. 이런건 기술중심의 의료진이 하기 어려워요. 김준환=일종의 해피콜 개념이네요. 결국 자연스럽게 환자와 국민들에게 입원전담전문의를 알리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업무는 많아질 수 있겠지만, 방법은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야간당직도 인력관리 유연성 높이면 해결 허대석=그나저나 앞서 우려한 지속가능성 관련해 병원마다 인력 관리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봐요. 결국 당직이 문제죠. 나이를 먹을수록 야간당직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가령 월 15일만 몰아서 근무하고 15일은 오프를 주거나 파격적인 급여를 제시하는 등 그에 적합한 의료인력을 투입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한다고 봐요. 김준환=네, 만약에 당직 전담 인력이 있다면 저 또한 월 1주일 정도 당직 근무를 서는데 이를 줄여나갈 수 있다면 좋쵸. 허대석=사실 미국 병원에 가보면 할머니로 보이는 간호사가 당직근무를 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야간에 잠이 없어진 분들이 근무를 하는 거에요. 이들은 월 15일 근무, 15일 오프로 운영하면서 근무 만족도를 높일수도 있어요. 누구나 일하는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해요. 문제는 노동제도가 보다 유연해져야 한다는 점이에요. 경직된 분위기 속에선 어렵죠. 김준환=맞습니다. 아니면 당직에 대한 충분한 리워드를 줘야합니다. 특히 최근 내과 전공의 3, 4년차가 동시에 전문의 시험 준비에 돌입하면서 당직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태입니다. 이와 더불어 병원에서 근무를 하다보니 세부분과 교수님은 물론 보건복지부 실무진과도 접해야할 일이 늘어가는데 어떻게 소통하고 설득해야할지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허대석=문제가 복잡한 것 같지만 사실 환자 혹은 국민입장에서 답을 찾으면 단순해요. 그런데 이해당사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어렵죠. 또 점점 더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으니 쉽진 않겠지만, 김 교수는 아직 젊기 때문에 뭐든지 가능하다고 봐요. 하하하. 김준환=하하하,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지만 막연한 고민들이 있었는데 교수님을 뵙고 나니 길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020-01-14 05:45:59병·의원
기획

|신년대담-上|불러도 대답없는 입원전담의, 묘수는 없나?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지난 2012년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는 미국의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국내에 도입해야한다고 주창했다. 그후로 8년,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이름으로 제도화를 앞두고 있다. 이 시점에서 현재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이자 입원의학연구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김준환 교수는 어떤 고민을 갖고 있을까. 허 교수를 직접 만나 물어봤다. 김 교수는 불안한 미래를 이유로 입원전담전문의 길을 선택하는데 주저하는 후배의사들을 어떻게 설득해야할지,어떻게 새로운 제도를 알려나갈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미국의 경우 병원 경영진이 먼저 필요에 의해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다르며 입원전담전문의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기술중심에서 통합으로 방향성 전환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로교수와 주니어교수의 만남 김준환=저는 허대석 키즈라고 할 수 있어요. 내과 2년차 당시 2014년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제도 논의가 막 탄력을 받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허대석 교수님 칼럼, 인터뷰를 읽으면서 개념을 잡았으니까요.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 팀 조직을 구성할 때 참고 많이했어요. 5인 1조로 시작한 것도 교수님이 공개적으로 발표하신 내용을 참고했어요. 허대석 키즈라고 할만하죠?! 허대석=허허, 내년에 정년퇴임하는데 김 교수 같은 분이 있어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까지 믿고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는 어떻게 운영 중인지 궁금하네요. 김준환=입원전담전문의를 맡고 있는 의료진은 가정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등 다양합니다. 교수님께서 앞서 인터뷰에서 지적했듯 세분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통합적으로 가야한다는데 공감합니다. 허대석=사실 미국도 초반에는 마찬가지였어요. 처음에는 외과 등 타과에서도 대거 뛰어들었지만 결국은 내과에서 상당수 전담하는 모델로 정착했고, 세부 분과를 활성화하고 전문화하던 것에서 점차 통합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죠. 김준환=네, 맞습니다. 통합적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허대석=잠시 서울대병원 얘기를 해볼까요. 서울대병원도 1979년 신축 오픈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내과 내 분과를 처음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어요. 그 이전에는 내과에 세부 분과가 없었죠. 이후 내과에서 세분화를 시작하면서 외과로 확산되고 어느새 큰 흐름이 됐죠. 개인적으로 세분과 이전과 이후를 모두 지켜본 의료진 입장에서볼때 장단점이 있어요. 전문화되면서 의학기술이 발전한 것은 인정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이 남죠. 불안한 길, 후배들 어떻게 설득할까요? 김준환=후배들이 많이 지원하고 선순환돼야 자리가 잡힐것 같은데요. 대개 병원들 "지원자 없다"고 얘기하고 후배 의사들과 얘기해봐도 "아직은 불안하다"고들 해요. 어떻게 이 친구들을 설득해야할까요. 허대석=사실 미국은 병원 경영진을 적극적으로 나섰기에 빠르게 확산됐는지도 모르겠어요. 한국 병원들은 합리적인 의료인력 관리가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봐요. 의대교수가 입원환자와 외래환자를 동시에 케어해야하고, 분과당 교수 정원을 배분하는 식이다보니 결국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는데 분과간 장벽을 넘을 수 없더라고요. 김준환=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변화가 있긴 합니다. 올해로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 4년차가 됐는데요,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 과거에는 6개월하고 그만두는 분들 꽤 있었어요. 그런데 현재까지 버텨주는 인력 점점 쌓이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단 해당 의료진 수가 늘며서 조직도 커지고 있고요. 허대석=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병동관리를 중앙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야하는 길이라고 봐요. 지금까지는 입원에 대한 수가가 없었던 셈이죠.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와 더불어 입원환자 진료에 대한 수가를 만들어가야죠. 결국은 홍보…어떻게 알려야할까요? 김준환=교수님 얘기하신 것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알려야하는것 같아요. 여전히 의사 중에도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 모르고 국민들은 더욱 모르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바람은 본사업이 돼서 알렸으면 하고요. 실제로 병원 관계자를 만나보면 3년만 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히 있거든요. 허대석= 환자를 잘 설득할 수 있는 작명이 중요해요. 기술중심으로 세부적으로보다는 토탈케어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네요. 김준환=그런데 미국에서 온 친구들은 제너럴리스트 당당하게 소개하는데 왜 한국은 세부전문의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게 있을까요. 허대석=맞아요. 사실 한국제도는 분과전문의 제도라는데 국가마다 의료제도가 있는데 우리는 미국제도를 도입했죠. 문제는 그 제도가 갖고있는 기술중심으로 세분화되면 모순에 빠질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시 회귀한 것인데 우리는 그대로라는 사실이에요. 기술중심으로 가면서 환자케어가 소홀해진 측면이 분명 있잖아요. 김준환=세분화에서 통합적으로 가야하는 것 맞습니다. 서울아산병원도 올해 통합병동을 추가로 늘릴 예정입니다. 허대석=OECD 지표를 보면 한국이 인구대비 병상수 2배 많고 재원일수도 2배 많죠. 반면 정부는 보장성강화라는 미명하에 고가항암제에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요. 하지만 과연 환자들이 제대로 케어받고 있는지는 의문이에요. 결국 기술중심으로 가고 있기 때문인데 방향성을 고민해봐야할 때라고 봅니다.
2020-01-13 05:45:59병·의원

"정부주도 입원전담전문의제 의료계 자율반영 아쉽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는 반면 여전히 의료현장에서는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의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국내 도입 필요성을 최초로 주장했던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최근 전화인터뷰를 통해 정부 주도 정책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병상 운영 환경 바뀌었는데 병원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허 교수는 "입원환자 입장에서 최선이 무엇인지 고민하면 답이 나오는데 지금 각 병원들은 당장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고 정부에서 수가를 지급하면서 참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즉,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시행 목적이 병원의 입원환자 진료 질 개선 보다는 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허대석 교수는 입원 운영 환경이 바뀐 만큼 병원도, 의료진도 새로운 질서에 맞는 새로운 규범을 논의할 때라고 화두를 던졌다. 그는 정부가 시범사업을 주도하면서 각 의료기관에 자율성 없이 추진되는 부분에서 아쉽다고 했다. 그는 "의료계가 어떻게 병원의 인적 자원과 병상을 운영하는게 합리적인지 고민해야하는데 정부 주도로 자율성 없이 운영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허 교수는 현재 진료과목별로 병실을 관리하는 상태에서는 효율적인 통합 관리가 어렵다고 봤다. 지금처럼 세부분과별로 구분하고 있는 병동을 통합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가령, 외과계도 흉부외과, 정형외과 등 각 진료과목별로 병동을 달리 운영하고 입원환자 관리도 달리하고 있는 상황. 이처럼 과별로 쪼개어진 병상 시스템에서는 제도 취지를 살려서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결국 특정 진료과 병상은 해당 과 의사가 봐야한다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아쉽다"며 "과거 내 환자라는 개념에서 외래부터 입원까지 책임져야한다는 틀을 깨지 못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 안전한 것인지 고민해봐야한다"고 했다. 허 교수는 지금의 상태를 두고 병상 운영 환경이 바뀌었는데 병원들이 따라오지 못한 결과라고 봤다. 허대석 교수는 서울대병원의 입원전담의 운영 시스템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입원전담의, 세분화된 병상에선 전임의 역할 못 벗는다" 또한 그는 최근 서울대병원이 내년초 51명까지 입원전담전문의를 대거 충원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 운영 시스템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취지는 병동 환자를 통합적으로 케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서울대병원의 제도는 그렇지 않다"며 "세부 분과별로 쪼개어서 병동을 나누고 세부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하는 방식인데 이는 결국 교수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는 병원 내 역학구조상 입원전담전문의는 전임의 다를 바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통합병상 환자를 토탈케어 하는식이 돼야 실질적인 독립진료권을 갖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입원전담전문의가 병동환자를 전담한다고 해도 해당 병동은 특정 전문과목 선임교수가 키를 잡고 있어 결국 지시를 받는 입장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의대생, 전공의(인턴) 교육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들은 통합적으로 접근해야하는데 현재 시스템에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선택진료 폐지됐는데 왜 무한책임 못 벗나" 허 교수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무관하게 무한책임에 나서고 있는 의료계를 향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현 정부가 들어선지 2년이 넘었고, 새로운 질서에서 새로운 규범을 설정해야 하는데 의료계 내부에서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며 "의사들은 과거의 틀에서 (처음 진료한 환자에 대해)무한책임을 지려고 하는데 그건 과잉욕심"이라고 했다. 과거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선택진료 시스템에서는 환자가 아무개 교수를 찾아왔고, 제도 또한 그에 맞춰서 운영했지만 이미 선택진료가 사라진 상태에서는 그에 걸맞는 진료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선택진료는 사라졌다. 제도가 뒷받침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의사들은 여전히 과거 제도에서 못 벗어나고 있느냐"라면서 "더구나 환자쏠림이 극심한 상황에서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 환자'라는 개념은 선택진료 제도를 전제로 적용했던 것으로 이제 선택진료가 사라진 만큼 변해야한다는 얘기다. 선택진료비가 사라진 상황에서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려오고 여전히 의사들은 과거처럼 특정환자에 대해 외래부터 입원까지 무한책임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교수가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누가 외래진료를 하고 입원환자를 돌볼 것인지 나누고 책임소재도 구분해야 한다"며 "정부가 제시하는 새로운 질서에 부합하는 새로운 규범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또한 과거 틀에서 벗어나 누가 입원환자를 돌보고 어디까지 외래환자를 진료할 것인지 선을 그어야 한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 논의를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2019-11-27 12:00:41병·의원

새로운 40년 준비하는 서울대 '김연수號'..."4차병원 간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물리적인 4차병원이 아니라 개념적으로 한단계 도약을 꾀하고 있으며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전략 과제가 무엇인가 고민해왔다."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신장내과)은 취임 4개월만에 열린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개념적 차원의 4차병원 모습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그 일환으로 지금까지 외래 중심에서 병동 중심으로 병원 운영 시스템에서도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금까지 외래진료를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해왔다면 앞으로는 입원진료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 시스템화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중증, 희귀질환 중심의 입원진료를 어떻게 고도화할 것인지도 함께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김연수 병원장은 "병원 법인화 이후 40년간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하며 큰 성과를 냈지만 의료기관간 경쟁구도가 형성됐다"며 "새로 시작하는 40년은 경쟁관계에서 벗어나 공유와 협력을 핵심가치로 삼고 4차병원을 만들어보겠다"고 거듭 밝혔다. 최근 허대석 교수를 위원장으로 발족한 의료발전위원회와 왕규창 교수가 이끄는 미래위원회가 이를 현실화하는데 역할을 할 예정이다. 김 병원장은 "의료발전위원회는 입원진료의 질 향상을 주도하는데 역할을할 것인지 제시하고 미래위원회는 5년 혹은 10년후 의료환경에 발맞춰 서울대병원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수평적 문화를 이끌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연수 병원장은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또한 김연수 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의 미래를 인재와 시스템에서 찾았다. 그 첫번째가 융합의학과의 신설. 그는 "병원 내 융합연구 전담교수의 안정적인 트랙을 마련하고 기초과학과 임상의학 융합연구를 통해 미래의료를 선도할 연구역량을 강화하겠다"며 "한발 더 나아가 생명공학, 정밀의료, 바이오 IT, AI 등 다학제간 연계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현장과 연계된 의학연구 데이터를 수집,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나갈 것"이라며 "이는 임상의학 분야 수련과정을 거친 기초과학 연구자에게 융복합 연구역량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병원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배곧 분원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배곧 병원은 뇌인지바이오 특화센터로 뇌질환 중심으로 의학·ICT융복합단지를 구축, 진료와 연구가 공존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특히 재활중심병원이자 의료기기 및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 분야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와야 사업을 본격화 하겠지만 준비는 하고 있다"며 "배곧 이외 국립교통재활병원에 아랍, 쿠웨이트 등까지 운영을 확대, 각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19-09-23 13:22:12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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